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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불편한 발, 최소 침습 수술로 

깔끔하게 통증 굿바이!

무지외반증 최소 침습 수술의 베스트 닥터, 박광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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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무지외반증은 구체적으로 어떤 병인가요?

무지외반증이란 말 그대로 엄지발가락(무지)이 몸의 바깥쪽, 즉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도하게 휘어지는 변형입니다.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꺾이면서 관절부 위는 반대로 안쪽으로 툭 튀어나오게 되죠. 외반이라는 표현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단순히 옆으로만 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더 복잡합니다. 엄지발가락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3차원적 변형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튀어나온 관절 부위가 신발에 눌리고 쏠려 아플 뿐만 아니라, 회전 변형으로 인해 엄지발가락의 안쪽 살이 바닥에 닿으면서 이 부위에도 굳은살과 통증이 나타납니다.


하이힐을 많이 신으면 무지외반증이 잘 생긴다고 하던데요. 

신발은 무지외반증의 가장 큰 외적 요인입니다. 발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이 엄지발가락에 압력을 가해 무지외반증을 발생시키고, 그 변형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신발을 신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무지외반증의 발생 빈도가 2-3%에 불과한 반면, 신발을 착용하는 문화권에서는 약 33%까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이힐을 신는다고 모두가 이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적 소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의 절반 정도는 어머니도 무지외반증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유전적 요인에 신발 착용 습관이 더해져 변형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도 무지외반증을 포함해 발의 여러 변형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변형된 모양도 문제지만, 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돌출된 관절 부위의 통증입니다. 이 통증은 단순히 눌려서 아픈 것을 넘어, 말초신경이 자극되면서 찌릿하거나 저리는 등의 신경 증상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문제는 변형으로 인해 발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체중이 2번째, 3번째 발가락으로 쏠리면서 발바닥 앞쪽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합니다. 또 앞서 이야기했듯이 회전 변형으로 인해 엄지발가락 안쪽에도 굳은살과 통증이 나타나고요. 즉 바닥에 닿거나 신발에 눌리는 여러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통증은 없지만, 휘어진 발가락 때문에 신발이 안 맞아서 불편하다거나 발 모양이 못생겨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내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가요? 

모든 무지외반증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발의 변형 정도, 그리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편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변형이 있더라도 환자가 아프지 않고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굳이 수술을 권하지 않습니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단순히 더 예쁜 발을 만들기 위한 성형수술이 아니라, 통증과 기능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증이 없는 경증 환자라면 수술 대신 발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착용하고, 발가락 스트레칭을 통해 변형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우선입니다. 시중에 무지외반증 교정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도구들은 관절을 일시적으로 펴주는 보조기일 뿐, 뼈의 정렬을 궁극적으로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방법은 오직 수술뿐입니다.


수술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다른 문제가 생기기도 하나요? 

변형이 더 악화되지 않고 환자도 무지외반증에 적응해서 큰 무리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에 2차적인 변형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형이 심해지면 엄지발가락이 2번째 발가락 밑을 파고들거나 위로 타고 올라가는 교차 변형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2번째 발가락이 탈구되거나 갈고리처럼 굽어지는 갈퀴족 변형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발가락 사이의 지간신경이 눌리면서 두꺼워지는 지간신경종, 발등이나 발가락의 관절염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증상이 없는 경증이라도, 나이 들면서 변형이 악화되어 이런 2차 합병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무지외반증도 최소 침습 수술을 한다던데, 어떤 방법 인지 궁금합니다.  

수술의 기본 원리는 변형된 엄지발가락 뼈를 절골해서 바르게 정렬하고 주변 인대와 근육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발 안쪽을 길게 절개하고 변형 부위를 모두 노출시킨 상태에서 진행하는 개방수술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최소 침습 절골 교정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3mm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서너 군데 만든 뒤 특수 기구를 이용해 뼈를 교정하는 방식입니다. 피부 절개가 거의 없으니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릅니다. 무엇보다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무지외반증 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다만 수술 특성상 집도의의 해부학적 지식과 수술 경험, 숙련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8년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이 술기를 도입해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축적해오고 있습니다.

 

수술 후 회복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일상생활 복귀가 궁금합니다. 

보통 2박 3일 정도 입원하며, 수술 다음 날부터 의료용 신발을 신고 바로 걸을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부기와 통증으로 조심스럽겠지만, 화장실을 오가는 등의 일상 보행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수술 후 4-6주가 지나면 뼈가 붙고 안정화되므로 볼이 넓고 편한 일반 신발을 신고 생활하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관절운동입니다. 수술 후 발가락을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이 굳을 수 있으므로, 손으로 발가락을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여 주는 등 발가락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면 가벼운 운동을 포함한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집니다.

 

마지막으로 무지외반증 재발을 막고 발 건강을 지키기 위 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발이 압박되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중요합니다. 굽이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 발볼이 좁은 신발은 피해야 합니다. 또한 발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해서 근육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과 무지외반증이 함께 있는 분들은 상처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발의 변형으로 상처가 나기 쉬운 데다가 당뇨병 때문에 잘 낫지 않아서, 궤양이나 절단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맨발 걷기는 특히 위험합니다. 반드시 쿠션 좋은 운동화를 신고 운동하고, 발에 통증이 있다면 참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발이 편해야 일상이 편하다! 발 건강을 위한 생활 속 가이드

발에 맞는 편한 신발 

  - 신발을 신었을 때 발가락이 겹치거나 눌리지 않도록 발볼과 앞코가 넓은 것을 고른다. 

  - 뒤꿈치를 신발 뒤에 딱 붙였을 때, 엄지발가락 끝과 신발 앞코 사이에 1cm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한다. 

  - 굽이 높은 하이힐뿐만 아니라 굽이 너무 낮은 플랫 슈즈도 발 건강에 좋지 않다. 굽 높이는 2-3cm가 적당하다. 

꾸준한 스트레칭 

  - 발의 근육을 강화하면 변형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엄지발가락 늘리기, 엄지발가락 돌리기, 발가락 가위바위보, 발바닥 웅크리기, 골프공으로 마사지하기 등 발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한다. 

통증에 귀 기울이기 

  - 발 마사지, 족욕, 보조기 등은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휘어진 뼈를 펴지는 못한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점검받도록 한다 


하루 10분이면 된다! 무지외반증 예방하는 필수 스트레칭



박광환 교수 정형외과

진료 분야 : 무지외반증, 만성 발목 불안정증, 당뇨발 등 

프로필 바로가기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무지외반증에 최소 침습 절골 교정술을 도입해 현재까지 가장 많은 임상 경험을 축적한 족부 전문의다. 

환자의 통증 감소와 만족도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수술 기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데 정성을 쏟는다. 

특히 오랜 통증으로 지치고 예민해진 환자들의 마음까지 살피며, 친절한 진료를 제공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족부 환자를 가족처럼”이라는 진료철학에서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5년 12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